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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s] 포럼, ICT 성공의 키, 조화와 균형
  • KI-ITC |
  • 2012-12-26 16:23:27|
  • 2956
기사 주소: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2120702012251742002
[포럼] ICT 성공의 키, 조화와 균형

최준균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최근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세계 19위로 추락한 ICT 산업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나 정책들이 제안되고 있다. 특히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플랫폼이 우리나라 시장을 무차별적으로 교란을 할 때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느냐는 질타와 함께 국내 통신사업자가 신규 수익 발굴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망 시설 투자비 분담 문제로 인해 망 중립성 논쟁이 발생하고, 종합방송 사업자는 미래 수익이 더욱 불투명한 상황에서 현재 ICT 산업의 어려움은 앞으로 더 큰 난관이 예상된다.

지난 몇 년 동안 ICT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신성장 동력 및 10대 IT융합산업 육성 등 많은 정책을 펼쳐왔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가 비교적 빨리 회복한 것은 국내 ICT산업을 고도화하려는 노력이 도움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왜 국제적으로는 ICT산업 경쟁력이 급격히 추락을 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첫째로 우리나라는 그동안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가전 제품 및 휴대폰과 같은 HW적인 산업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됐다. 그러나 산업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SW 부문은 경쟁력이 없어서 애플이나 구글 등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때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당한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잘못된 인식은 가전 제품이나 휴대폰에 들어가는 SW를 단순히 자동차의 타이어나 변속기 부품처럼 잘 만들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재와 같은 세계적인 경쟁의 시대에는 몇몇 부품이 우수하다고 세계적인 자동차가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수의 몇 명의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린 연주자가 있다고 환상적인 오케스트라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몇몇 우수한 연주자가 있더라도 이를 전체적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화음을 맞출 수 있는 지휘자나 2002년 월드컵의 히딩크 감독과 같은 역할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ICT산업은 각각 부품과 같은 단위 기술이나 시스템 측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 도달하였지만 기술과 인간간에 절묘한 조화가 갖추는 것이 미래 ICT산업 생태계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사실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미래의 산업 생태계 환경은 시스템 기능이나 단위 부품 개발하듯이 핵심 기술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생태계 환경에 대한 전체적인 조화를 갖도록 정책적 조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미래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기술과 사람과 마켓간의 정책적 방향에 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ICT산업 정책을 통합 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가 되지 못한 것이다. 미래 ICT산업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도 문제이지만 이를 실행하는 사람들에게 허용된 권한과 범위를 따지고 구분하려는 폐쇄된 자세도 문제가 된다. 이러한 태도는 과거의 기계적으로 대규모 시스템을 운영하고, 군대 조직처럼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에 우리나라 발전을 이끌고 온 과학적이고 명확한 업무 분장에 따른 조직 문화는 미래 산업 생태계에는 전혀 맞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하드웨어 시스템과 같은 조직 문화는 자동차 엔진 부품처럼 완벽하게 구동될 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지식 산업 생태계는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둘째로 미래 산업 구조의 변화 추세를 살펴볼 때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선두권에 있는 산업이 진화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득권 세력과 가진 자의 오만으로 보일 수가 있다. 과거의 수십 년 동안 인간은 지금까지는 겪어보지도 못한 기술 혁신을 통하여 현재의 과학 기술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독주하던 노키아가 불과 수년 만에 몰락하고,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문명적 충격을 주는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과 기업 들은 그 어느 때 보다 미래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또 누가 또 세상에게 충격을 줄 지를 보고 싶은 것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비디오를 보면 하루 하루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혁신의 세상을 꿈꾸고 있고, 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을 한다는 사실이다. 미래는 마치 달려가는 속도를 감당못하는 기차처럼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이나 문제점을 차근히 분석할 틈이 없이 다가오고 있다. 수많은 사람 들이 향후 10년동안 나타날 변화는 과거의 50년 동안 겪은 변화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한다. 미래에는 단순히 ICT산업 뿐 만 아니라 전통적인 교통ㆍ의료ㆍ에너지 등 기존 산업 구조도 이러한 변화의 혁신에 휘말릴 것이다. 변화의 가속도가 기존 산업을 전체를 파괴적으로 바꿀 수 있다. 이미 구글 자동차나 구글 안경의 등장은 그러한 미래 기술 혁신을 예견하는 것이며, 과거에는 10년 이상 소요되는 힘든 작업이 1년 내에 완료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로 과거의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가 후진국으로 다시 떨어진 경우를 보면 정부 정책의 잘못이나 부패와 무능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도 6ㆍ25 전쟁 후에 재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부딪치고, 의견이 충돌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첨예한 대립 등으로 인해 상호 신뢰가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서로간에 불신이 커질 경우 최소한의 시너지 효과도 거두지 못할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도 각 부처간 이기주의가 팽배하면 ICT 통합 관리하는 부처가 만들어 진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즉, 아무리 조직과 규정을 효과적으로 정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운영하는 사람이 통합의 시너지가 나오도록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어렵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특정 이익 집단이나 세력이 의사결정을 주도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새로운 ICT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는 주요 사안에 대하여 사람들 간에 시너지 효과가 나오도록 조화와 균형을 유지할 제도적인 장치가 성공의 가장 큰 열쇠를 쥐게 될 것이다.

최준균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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